Book Review
연매장
연매장’은 죽은 뒤 관 없이 곧장 흙에 묻히는 매장의 형태를 일컫는 말로, 원한을 품어 환생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선택한 방식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토지개혁으로 삶이 무너져내린 사람들이 고통을 잊기 위해 선택한 침묵과 망각 역시 사회적 연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쓰촨에서 토지개혁 때 도망친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연매장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팡팡은 이 단어를 중심으로 소설 『연매장』을 썼다.
- 출판사 리뷰 중에서 -
묻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묻어버린 것들을 파묘해 나가는 이야기 같지만, 주인공의 아들인 칭린도 결국 현실에 순응하며 침묵의 불편함을 택하고,
독자는 기억을 읽은 여주 딩쯔타오의 불안정한 의식 속에서 기억의 파편을 맞추어 나간다.
작가는 중국 공산당의 토지개혁을 땅을 갖지 못한 다수의 질투심과 폭력성이 폭발한 장으로 그린다. (중국에선 금서다.)
억압받던 계급이라고 해서 선하진 않다는 불편한 인간본성을 들쑤시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뎬의 원한관계 설정등의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둔 것은 체제 비판하는 와중에
개인의 서사를 통한 정당성 여지도 남겨두는 거 같아서 좀 애매하다.
결말은.. 복수도 아니고 치유도 아니다. 묻어버리고 침묵한다.
그 불편함과 무력감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