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바다에서 온 소년

 

바다에서 떠밀려 온 아이를 받아들여 키우면서 변해가는 가족과 공동체의 이야기다. 

경제적인 궁핍,

가족을 책임져야 하지만 본인의 역량이나 용기와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감

그리고 막연한 낙관과 믿음으로 앞서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함..

단단한 가족의 결속.. 또는 그 결속에서 이탈하고자 하는 욕망, 질투

일상적으로 누구나 느끼는 감정들을 담담히 그려냈다. 

상황이나 감정은... 잔잔하고도 정확하게 찔렀는데, 

도파민이 없는 소설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조급했다. 

 

+ 아니, 오늘을 견디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극적인 해결이 없는 일상이 더 답답하게 느껴진 것 같다. 

 

 

 

“폭군.” 그녀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이번에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우리 모두에게는 사악한 면모가 있으니 완전히 엇나가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죄책감이라는 것이 있어서 다행일지 모른다. 필리스는 나중에, 유넌이 잠자리에 들고 난 뒤에 뼈저린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는 돋보기안경을 쓰고 100와트짜리 전구가 달린 스탠드를 식탁 위에 놓고는 깨진 조각들을 모았다. 고요한 밤이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조그만 탁상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뿐이었다. 필리스는 파편을 만지작거리며 반질반질한 유약과 손끝을 찌르는 날카로운 단면의 대조를 느꼈다.


 

“한 푼도 소중해.” 크리스틴이 말했다. 앰브로즈는 자기 찻잔을 들여다보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궁핍이 마침내 아내를 무너뜨린 것이었다. 앰브로즈의 젊은 시절만 해도 빈곤의 양상이 역사책에 나오는 것과 비슷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전기도 은행 계좌도 없었지만 빚도 없었다. 그들은 물려받은 오두막집에서 친척과 공동체의 도움을 받으며 돈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그런 세대는 사라졌다. 이제는 충분하지 않을 뿐, 모두에게 돈이 있었다. 궁핍이 치명적이고 전보다 알아차리기 어려워졌다.

 

 

 앰브로즈는 애초에 아들의 머릿속에 로컬의 환상을 심어주고 전설 같은 이미지를 부여한 장본인이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잊었기에 아들의 소원이 고기잡이와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그런 소원을 품게 된 이유는 로컬이 그들 둘만의 것, 브렌던 없이 단둘이서 공유하는 것일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데클란 자신도 왜 그런지 잘 알지 못했다. 우리가 찾는 것은 안갯속에 휩싸여 있을 때가 많다. 

 

맞는 말이었지만 그가 그래서 슬퍼하는 투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크리스틴은 앰브로즈의 대답에서 특유의 운명론을 느꼈다. 그는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환경 속에서 사는 데 만족하는 듯했다. 바다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렇게 됐다. 어부가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미쳐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