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Park.net Book Review 29 04 Book Review 고래 일단 일반적인 형식의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옛날옛적 구전되는 신화처럼 비현실적인 인물들과 판타지적인 설정에 (절반쯤 정도에서는 정말 어이없는 변신 설정까지.. 나와서 당혹스러워서 그만둘뻔)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인물들의 욕망들이 넘쳐흐른다. 잦은 성적인 장면들은 가학적이라고까지 느껴지게 하고 마치 김기덕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여자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감수한다면 한페이지를 가득 채우도록 끝나지 않는 문장조차도 읽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글솜씨는 맛깔나고 흡인력이 강하다. 2023.04.29 2023.04.29 29 04 Book Review 사라진 여자들 여자들의 실종사건이 벌어진 11년 전과 현재가 교차되고, 인물들의 시각이 번갈아가며 서술되어 부분부분의 이야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고 진실을 찾기까지 독자를 너무너무너무 긴장된 상태로 몰아치는데 (그 와중에 더 오리무중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혼란스러운 떡밥들까지 나와서 미스테리 소설이라곤 하지만 피로도가 상당히 심했다) 결말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중간중간 긴장을 재미있다는 독서카페의 추천후기들이 많아 집었는데, 기대에는 못 미침. 2023.04.29 2023.04.29 16 04 Book Review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한다.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이야기 속에서 눈송이가 그들의 죽음과 경하와 인선의 죽음의 경계에서 현실과 환상을 이어주고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는 역할을 하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얼마나 쫄깃쫄깃한지 최근 의미없이 묘사를 위한 묘사만 많아지는 감성적 글들과는 대조적인 느낌이 들어서 작가의 격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인 경하는 5월 광주의 비극에 대한 소설을 끝내고 그 학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구인 인선은 어머니의 싸움을, 상처를, 기억을 메워가며 아파한다. .. 2023.04.16 2023.04.16 16 04 Book Review 차이에 관한 생각 침팬지와 보노보의 섹스와 털고르기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 이상. 물론 생물학적으로 또는 그들의 위계를 설명하기 위한 근거행태지만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전문화된 부분이 많아서 힘들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필요할 때면 지긋지긋하게 소환되고 이용되고 소비되는 젠더 갈등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증을 풀기엔 충분했다 또한 성구별 편견없는 남자아이로 키워보려 했던 엄마의 다짐도 기존의 성대립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몸부림이었구나 싶어 좀 더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23.04.16 2023.04.16 30 03 Book Review 베니스의 개성상인 1, 2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그린 의 밑그림 중 한복을 갖춰 입은 조선인을 바탕으로 한 팩션 역사소설이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잡혀간 조선인 포로가 노예로 팔려서 이탈리아로 건너와서 개성상인의 혼을 살려 상인으로 대박친다는 이야기. 1993년도에 나온 초판본은 현대의 상인이야기와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하는데 내가 읽은 판본은 현대 이야기는 삭제되어 있지만, 두 스토리가 독립적인 것인지 삭제된 버젼으로 읽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작가가 역사전공자라 그런지 깨알같이 중세 유럽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이 되고, 인과관계가 되어 역경을 헤쳐나가는 실마리를 마련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중세 유럽 역사를 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대부분의 상인, 장사꾼, 기업소설류가 그러하듯 역경과 고난을 .. 2023.03.30 2023.03.30 19 03 Book Review 수확자 / 선더헤드 / 종소리 미래는 죽음과 질병이 없어, 완벽한 유토피아이다. 팽창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서 사망시대의 통계 등을 바탕으로 대상을 정해서 '죽음을 수확'하는 사신, 수확자가 따로 있고, 자신만의 철학에 따라 그 죽음을 행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신적인 존재인 수확자 또한 선함과 악함, 욕망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기에 결국 수확자들의 사회 '수확령' 안에서 결코 완벽하지 않은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마치 미드를 보는 듯 1권부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쫄깃함은 와 미쳤다 를 연발하게 만든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캐릭터들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이 약해지는 것과 선더헤드의 의지대로 흘러가는 결말은 다소 실망스럽다. 2월에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웹소설도 완결이 되고, 18년만의 소설도 후속이 나와 따라가느라 바빴.. 2023.03.19 2023.03.19 19 02 Book Review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부제가 "종이에서 스크린, 오디오까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읽기 전략" 이어서 전자책 위주로 읽는 내게 꽤나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책 소개 중 '지난 20여 년간 실시한 읽기와 문해력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오늘날 학부모, 교육자, 정책 입안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한다.'가 더 주제에 맞을 듯 하다. 책 초반에는 종이책이나 디지털스크린이나 어느 것이 낫다를 규정짓지 않겠다 하고 참을성 있게 비교하고, 디지털 읽기와 종이책 읽기의 접근법은 다르다고 애써 구분하지만, 읽기의 목적을 종합적 이해와 비판적 사고라는 측면에서 규정했을 때 디지털 요소들은 그러한 목적과는 상충되며, (특별한 목적을 수행하거나 혹은 문학을 접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동기부여의 수준 외에는) 종이책보다 좋은 점은 별로 없.. 2023.02.19 2023.02.19 18 02 Book Review 십이국기 18년만의 교소의 행방!! 기다렸다규!! 2023.02.18 2023.02.18 1···789101112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