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Park.net Book Review 30 11 Book Review 류 할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하고 주인공이 방황과 일탈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 당시 음식 냄새, 환경, 소리 등이 그려지듯 서술되어 홍콩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난다. 추리소설이라기엔 약하고, 귀신도 나오고 도깨비불도 나오는 것이 판타지인가 싶은데 그것도 아니고 역사소설이라기에도 약하고.. 그냥 주인공이 성장해 가며 악연과 인연의 오묘함을 겪는 내용이랄까. 딱히 재미없다고 혹평하기도 뭐하고.. 딱히 겁나 재미나지도 않고, 애매함. 기대하지 않고 읽어볼만 하다. 《류》의 주인공 예치우성은 보통의 소년이 겪는 보통의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의 단서가 삐죽 머리를 내밀 때마다 급류에 휘말리듯 사건의 중심으로 빨려들어 간다. 마치 현실세계에 사는 평범한 남자가 사차원 또는 ‘이세계’로 .. 2022.11.30 2022.11.30 24 11 Book Review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아래와 같이 후기를 대신함. 아이가 탭으로 게임을 하는데 사양이 낮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오로지 게임만을 위해서 좋은 사양의 탭으로 바꿔주긴 좀 망설여졌는데... 어쩌자고 내가 이걸 읽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 탭이 들어올 예정이다.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대사를 통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꼭 해야 하는 건 일이고, 할 필요가 없는것을 하는 건 놀이다. 애착 인형은 아이들의 생애 초기 소유물입니다. 자신의 분신과 같습니다. 세상이 낯설고 자신의 능력이 약하다고 믿을수록 중간대상에 대한 애착은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중간대상으로 게임과 게임 속 캐릭터도 마찬가지 기능을 합니다. 스트레스의 문제는 난이도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잘 다룰 수 있느냐의 통제감sense of control이 스트레스의 경.. 2022.11.24 2022.11.24 9 13 11 Book Review 가녀장의 시대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일일 가족드라마 같은 느낌. 가부장을 가녀장으로 대체한 가족형태를 소재로 풀어나갔는데 재미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아예 환타지스럽게 극대화된 대조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에세이 형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의 형식이나 메세지나 모두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라, 멱살잡고 추천하긴 어렵고, 베셀이라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만 하다. 이 소설은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가정을 통치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도 어렵고 자수성가도 어려운 이 시대에 용케 글쓰기로 가세를 일으킨 딸이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는다. 가부장의 집안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아름답고 통쾌한 혁명이 이어.. 2022.11.13 2022.11.13 12 11 Book Review 말을 부수는 말 권력계층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이 그 자체로 어떤 힘과 의미를 가지고 또 다른 계층을 만들어 나간다. 언론에서 어떻게 프레임을 짜고 어떻게 언어를 이용하여 원하는 바를 얻는지 관심이 많이 갔던 주제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그 주제에 공감이 가긴 하는데, 뒤로 갈수록 말을 부수다 못해 가루를 만드는 범위가 광범위해져서 이 사회에서 그 모든 말들이 의지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기검열에 피곤해지는 느낌이 든다. 성추문을 묻고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라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유보적인 입장이기에 그 상황에 대해 결론을 짓고 접근하는 내용을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우선하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감정 내지는 저자의 주장 및 편견에 대응하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2022.11.12 2022.11.12 20 05 11 Book Review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할머니가 아닌 나의 이야기 내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 나에게 할머니는 소인이 찍힌 한 장의 우표 같은 느낌이었다. 아주 작고, 평면적이고, 어느 날 삶의 쓰임새를 다해 이제는 극도로 조용하게 우표책에 꽂혀 계신분 할머니는 할머니였을 뿐 그분의 어떤 점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았다. 그가 지금 해낼 수 있는 만큼이 최선이고 열심이며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겨우 다섯 줄? 아무렇게나? 라고 비웃거나, 네가 지금 휴대폰 하는 시간에 글을쓰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정말이지 어리석고폭력적인 생각이다. 짧은 노력과 긴 휴식, 그것이 지금그의 최선이며 가장 필요한 것이다. 휴대폰 게임이라도 하면서 웃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런 남들의 평가 따위는 애초 그분에.. 2022.11.05 2022.11.05 05 11 Book Review 밤의 여행자들 재난으로 폐허가 된 곳을 관광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서 여행상품개발자가 주인공 회사에서 잊혀지는 수순에 있는 주인공은 본인이 개발하는 여행상품에서도 객체화되고 재난의 영역에 도전한 이들은 재난에 희생된다. 초반에는 약간 지루하다가 어 뭐지, 주인공의 불운이 현실적으로 스트레스로 확 와 닿는 중후반부터는 쉬지 못하게 몰아친다.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 직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그녀가 이번에 향한 곳은 사막의 싱크홀 ‘무이’다.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여행지에서 고립되며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 윤고은은 어딘지 불미스럽게 재난과 여행을 한데 모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종말의 .. 2022.11.05 2022.11.05 31 10 Book Review 안녕 주정뱅이 술에 쩔은 주정뱅이의 사랑 인생에 지지 않는 주정뱅이 매번 술을 커피잔에 따라마시는 주정뱅이의 환각 등 끝맺어지지 않고 붕뜬 단편의 연속이어선지 감정정리가 안 된 채 다음 단편으로 넘어간다. 풍경이나 분위기 묘사 등은 세밀해서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못해 묘사만으로 소설 자체가 치열한데,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서사는 더 난해해지고, 작가가 마치 혼자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느낌이다. 2022.10.31 2022.10.31 27 10 Book Review 아버지의 해방일지 빨치산의 딸 이야기라고 해서 이념이야기인 줄 알았다 뭔가 묵직한 메세지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독자에게 그런 부담을 1도 주지 않는다. 첫장부터 빵 터지는 티키타카로 시작하더니 내내 재치있는 유머코드로 몰입하게 만들다가 항상 '아버지'의 자리에 있는, 빨치산이라는 이데올로기로만 규정지어졌던 아버지가 빨강도 파랑도 아닌 한 사람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재구성한다. 오랜만에 정말 유쾌하면서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있는 소설이었다. 밀란 쿤데라는 불멸을 꿈꾸는 것이 예술의 숙명이라고 했지만 내 아버지에게는 소멸을 담담하게 긍정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었고, 개인의 불멸이 사의 진보가 소멸에 맞설 수있는 인간의 유일한 무기다. 얼어 죽고 굶어 죽고 총 맞아 죽는다는 전직 빨치산이 고추밭 김매는 두시간.. 2022.10.27 2022.10.27 1···91011121314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