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Park.net Book Review 28 09 Book Review 밝은 밤 어떤 이유에선가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가 소원해진 탓에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할머니는 그렇게 지연 앞에 나타난다. 지연은 할머니와의 재회에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면서도 “그런 감정들의 바닥에 깔린 엷디엷은 우애”를 신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만남을 계기로 할머니의 집에 방문하게 된 지연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따듯한 분위기 속에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사진 한 장을 건네받는다. 사진 속에는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두 여자가 미소 짓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놀랄 정도로 지연과 닮아 있다. 할머니는 그 여자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의 엄마라고. 그러면서 황해도 ‘삼천’에서 백정의 딸로 태어나 핍박받으며 살던 지연의 증조할머니가 어쩌다 양민의 자식인 증조할아버지와 만.. 2022.09.28 2022.09.28 28 09 Book Review 화려한 유괴 어느 날, 전대미문의 협박 전화가 총리 공관으로 걸려 온다.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초고층 빌딩 찻집에서 젊은 커플이 설탕통에 든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한 죽음인가, 협박 전화를 건 범인의 묻지 마 살인인가. 난항에 봉착한 경찰은 명탐정 사몬지 스스무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그가 사건에 뛰어든다. 사건은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흐름 속에서 ‘천재 탐정 vs 천재 범죄 집단’의 치열한 대결 묘사를 즐길 수 있다. 말도 안되는 억지설정과 억지전개에 도대체 왜 이게 평점이 높은 건지 욕지거리를 삼키며 책읽기를 중단하고 봤더니 1977년작... 천재 범죄집단과의 대결이라고 하기엔, 자승자박 같은 결말을 천재들이 예상하지 못했나 싶어 터무니없다 1977년작인 걸 감안하고 읽으면 나쁘.. 2022.09.28 2022.09.28 22 09 Book Review 동급생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자신의 뿌리가 독일임을 의심하지 않고 일상에서 유대인의 소속감이라기엔 극히 일부분만 억지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유대인 의사의 아들과 어쩌고 저쩌고 역사가 유구한 귀족집안의 뼛속까지 귀족인 독일인 소년과의 순수해 보이는 우정이 나치즘에 의해 일그러지는 과정이 간결하지만 강렬하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결말은 가슴 한켠을 먹먹해지게 만든다. 제발 모두가 스포 없이 이 소설을 읽기를. 2022.09.22 2022.09.22 21 09 Book Review 백조와 박쥐 도쿄 해안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 안에서 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정의로운 국선 변호인으로 명망 높던 변호사다. 그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증언에 수사는 난항에 빠지지만,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자백에 사건은 순식간에 종결된다. 그러나 남자는 이어 33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의 진범도 자신이라고 밝히며 경찰을 충격에 빠뜨리는데…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그 사건 당시 체포되었던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고자 유치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사체 첫 발견자였던 진범은 어째서 용의 선상에서 제외되었으며, 오랫동안 함구해온 죄를 갑자기 털어놓은 것일까 범인이 꽤 초반에 나온다는 점에서 다른 내용이 있을 거라는 건 누구나 짐작가능하고 읽다보면 이야기.. 2022.09.21 2022.09.21 21 09 Book Review 불편한 편의점2 약간 억지스러웠던 1편보다는 힘이 들어간 게 빠져서 좀 더 자연스러웠던 스토리 같다 작가가 옥수수수염차 협찬을 받은 건가 2022.09.21 2022.09.21 18 09 Book Review 수상한 간병인 기담소설을 쓴 오윤희 작가의 소설이다. 음. 큰 사건사고나 갈등이 없는데 잔잔하게 몰입해서 읽을만 하다. 2022.09.18 2022.09.18 18 09 Book Review 알고 있다는 착각 인문학계열인 줄 알았는데 음. 최근 사회적 이슈 중 하나인 ESG, 지속가능성에 관련된 내용이다. 그렇게 가기 위해선 시야를 넓히고 타자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센스메이킹이 중요하다는 것. 각각의 문제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뒤의 개별적인 실례가 나름 흥미로왔다. 결론은 인류학 만세. 정도.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맨 마지막 에필로그에 축약되어 있다. 첫째, 우리 모두는 생태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의미에서 환경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자연스러운 문화적 틀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 존재자체가 다양성의 산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셋째,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삶에 잠깐이나마 반복적으로 열중해서 그들에게 공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넷째, 우리 세계를.. 2022.09.18 2022.09.18 1 11 09 Book Review 하얼빈 이토와 안중근의 시각을 번갈아가면서 서술한다 이토의 이야기는 어떻게 정복자의 시선을 이렇게 세밀하게 그려냈을까. 그의 인간적이고 애국적인 부분이 강조되고 부분부분 서양열강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도 꽤 되어 자칫 의도한 게 따로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그에 비해 안중근 의사의 시선은 거사를 치르는 위인답게 담담하고 침착하지만 개인의 서사 위주라 대의를 느끼기엔 다소 밋밋해서 아쉽다 다 읽고나면 형용할 수 없는 고구마 답답이 여전히 우리 사회엔 안중근 열사의 친자들조차 그러했듯이 현실과 타협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고구마답답이 2022.09.11 2022.09.11 1···111213141516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