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Park.net All 17 07 Book Review 검은 꽃 『검은 꽃』은 대한제국이 “물에 떨어진 잉크방울처럼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던 1905년, 좋은 일자리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멕시코로 떠난 한국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민사를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 출판사 서평 중 그러나 민족주의 소설은 아니다. 소설 전체를 관통하여 국가와 정부의 가치에 대하여 반문하고 모든 것들을 '무'로 결론짓는다. 모든 사건과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후반부에 꽤 분량을 차지하는 서평과 함께 음미할 수 있어 즐거웠다. 2023.07.17 2023.07.17 16 07 Book Review 마당이 있는 집 괜찮은 서스펜스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가정 등장인물들은 모두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행복한 가정은 물질적으로 마당이 있는 집에 대입되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또는 잃지 않기 위해서 분투하지만 그럴 수록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소설에선 범인이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드라마는 결말이 다른 모양. 2023.07.16 2023.07.16 02 07 Book Review 어머니의 유산 가쓰라가 여성 삼대의 이야기, 외할머니인 '오미야씨'를 거쳐 어머니, 그리고 나쓰키와 미쓰키 자매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약간 혼란스럽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전하는 어머니의 노화와 요양, 죽음, 자매의 차별적 성장, 이혼에 관한 주제가 꽉 차 있어서 산만하지 않게 진행되고 이야기들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어머니의 유산이란 뭘까. 어머니가 남겨주신 무형의 어떤 것이라고 짐작하고 열었는데, 말그대로 어머니의 물질적 유산을 의미한다. 하지만, 끝까지 읽다보면 어머니의 삶을 반추하고 자유를 갈망하게 하고, 그 유형의 물질적 유산이 결국 미쓰키가 그 갈망을 이룰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의적이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를 되뇌이던 미쓰키가 "나는 행복하다" 소리내어 말할 수 있게 되어.. 2023.07.02 2023.07.02 1 02 07 Book Review 산 자들 산 자 들의 이야기. 너무 리얼해서 회사일에 확신이 생기지 않을 경우, 읽기에 두려웠을 정도임. 2023.07.02 2023.07.02 17 06 Book Review 안나 까레니나 최근 개인적으로 많이 바쁜 상황인데, 독서카페에서 추천해 준 '몬테 크리스토'백작 다섯권을 후르릅 읽고 나서 아, 고전은 고전이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소설은 문체가 옛스럽긴 하나, 읽기에 어려움 없이 대중적인 부분이 있구나. 싶어 "바쁠 땐 고전이지" 라는 명제를 너무나 가볍게 세워버린 탓에 다음 고전으로는 '안나 까레리나'를 집었다. 고위 공직자의 아내이지만 다른 남성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되는 귀부인 안나의 이야기라니 이번엔 고전 불륜이로구나. 했는데 웬걸. 쉽사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러시아 농노해방 직후 자본주의에 대한 고민과 종교와 신, 존재에 관한 고민이 모두 격렬하게 담겨있는 사회소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긴 했지만, 사실상 이상적인 사랑과.. 2023.06.17 2023.06.17 30 05 Book Review 제주도우다 "우린 남도 아니고 북도 아니고, 제주도우다!" 극중 나오는 이 대사가 바로 이 소설의 제목과 내용을 한마디로 말해준다. 손녀부부가 진행하는 인터뷰 형식을 빌려 일제시대부터 제주 4.3 사건까지 기술하는데,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서술하기보다는 그 시대에 살았던 친구, 가족, 친지의 삶을 넘치지 않는 감정으로 단조로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실체가 아닌, 머리에 주입된 관념으로만 섬사람들을 인식하려고 했다. 섬사람들에 대해 더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증오와 야만성의 극치는 바로 이런 관념의 인식에서 불거진 탓일 게다. 그래서 작가는 공들여 긴 분량을 멀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로 채우고 있다. 2권 중반부까지는 무려 일제시대에서 해방되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천.. 2023.05.30 2023.05.30 21 05 Book Review 소년이 온다 5.18 즈음에서 각 서점사에서 추천목록으로 자주 오르길래 우연히 열었다. 나름 역사의식이 있다고, 그래, 그때의 광주가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고 정말 참혹했겠지.. 라고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부끄럽다. 그 처절함을 모두 이해할 순 없더라도 끝까지 오래도록 많은 이들이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면 좋겠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 있는 작가의 필력도 좋았다. 2023.05.21 2023.05.21 16 05 Book Review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류'와 같은 작가다. 일본작가가 그리는 1980년대의 대만은 국민당이 들어올때에 사회적인 분열이 있고 그 중 일부는 일본을 그리워한다는 묘사가 있는데 실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일본작가의 자기충족적 견해인지 가늠하긴 힘들다. (하긴 현 시점에도 일본의 지배하에 있고 싶어하는 일부가 ... 이 땅에도 있는 거 같은데, 뭐 사실일지도 모르지) 배경은 역시 대만이고 분위기도 류와 비슷하고 초반 극전개 스타일도 비슷해서 다소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던 전작을 생각하고 중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친구들 중 한명이 색맨이 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에 이르러서는 전개가 매우 빨라지고, 화자가 바뀌는 반전에 긴장감이 올라간다. 성장기의 크고 작은 선택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일반론으로 귀납지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으나, .. 2023.05.16 2023.05.16 1···6789101112···85